빅스위치


  빅 스위치 - 8점
  니콜라스 카 지음, 임종기 옮김/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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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스위치가 그려져 있는 표지가 인상적이다.
주로 Utility Computing 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Cloud Computing, Grid Computing, SaaS 의 개념들이 혼용되어 쓰이고 있기는 하다.

이 책의 저자 Nicholas Carr 는 2003년 5월에 HBR (Harvard Business Review)에 <IT Doesn't Matter>라는 글을 기고한 적이 있다. Nicholas Carr는 IT가 이미 필수적이고 일상화되어서 기업들이 Information System 구축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에서 차별화된 경쟁우위를 지닐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이제는 IT가 비즈니스의 무기가 아니라,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반드시 지불해야 할 비용에 불과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기사는 당시 IT 업계와 학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다. 특히, IT 관련 제품과 서비스로 비즈니스를 하는 IT 업계로서는 당연한 반응이었다. IT가 중요하지 않다니… IT가 중요하지 않다면, 그들은 모두 고객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 기사를 처음 읽을 당시에는 IT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던 학생으로서 약간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이 기사에 반대를 할 만한 경험이나 근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다른 생각을 가지기 힘들었다. 사실 그 반대편에 있는 기사들은 읽어보지 않았고, 이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Information System 구축이나 보유 자체가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다기 보다는, 어떤 목적에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 같다는 - 너무나 편리한 - 결론을 내렸다.

아무튼 이 책을 보면서, 당시의 생각을 다시 정리하게 되었다. 정보기술 혹은 정보시스템은 역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도구가 널리 보급되기 이전에는 그 도구를 가졌느냐, 가지지 못했느냐에 따라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혹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도구가 널리 퍼지게 되면서부터는 그 도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것이다. 인류역사상 철기 보급에서도 보여지는 모습인 듯 하다. 드라마 <주몽>이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_-;;

이 책에서 Nicholas Carr는 위 기사에서 펼친 자신의 생각을 이어나간다. <IT Doesn't Matter>에서도 IT를 철도나 전기에 비교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전기 유틸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이어나간다. 전기 기술과 전기 유틸리티가 널리 퍼져서 사회가 변화한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최근까지의 Computing 기술의 유사성을 지적한다. 최근에는 유틸리티 컴퓨팅이 가능해졌으며, 미래에는 유틸리티 컴퓨팅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 책은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 책에서 흥미로운 것은 앞 부분의 전기 유틸리티의 이야기이다. 뒷 부분의 유틸리티 컴퓨팅에 대한 이야기는 별다른 것은 없고, 이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내용도 많지 않다.
전기 유틸리티에 대한 이야기는 두 시스템의 창조자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Tomas Edison이 Technology System을 발명했다면, 이어서 Samuel Insull은 Business System을 발명했다.
그러고 보면, IT 기업의 성공에는 두 명의 파트너 혹은 두 분야의 파트너들이 있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빌 게이츠는 폴 앨런과 MS를 세웠으며, 스티브잡스는 워즈니악과 Apple을 만들어낸 것도 그러한 예시인 것 같다.

* <IT Doesn't Matter>의 반대 의견들
이번 기회에 반대론자들의 기사도 읽어보았다.
서로 IT를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있는 듯 하다. Nicholas Carr는 IT를 Information System 혹은 IT 기술 그 자체로 보고 있는 것 같고, 반대론자들은 IT 기술 그 자체뿐만 아니라, 상호 보완이 필요한 자원들까지도 포함해서 생각하는 것 같다. 반대론자들은 Nicholas Carr가 IT 기술의 보급을 나타내기 위해 제시한 컴퓨터의 보급 추이 그래프를 지적하는데, 컴퓨터의 보급으로 IT 기술 자체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반대자들은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기술의 보급이 오히려 새로운 기술과 예전의 기술의 격차를 가져오고 있다고 이야기하는 듯 하다.

* 새로운 공리주의자들?
이 책에서 “컴퓨팅의 미래는 새로운 공리주의자들의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공리주의자들의 등장이 좀 생뚱맞다. (원문: The future of computing belongs to the new utilitarians.)에서 'utilitarians'를 그대로 번역한 듯 하다. 이 구절에 앞서서 utility라는 단어가 이미 많이 나오고 있다. 'utility'는 글자 그대로 유틸리티라고 번역했으면서도, 'utilitarians'는 공리주의자들'로 번역해서 당황스러웠다. 저자는 'utility'가 지니는 여러 의미를 담으려는 의도로 'utilitarians'에 비유해 표현한 것 같은데, 한글로는 딱히 적당한 단어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나마 공리주의자들로 번역하는 게 그나마 그 의도를 살리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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