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감각을 상상해 본 적이 있을 거다.
그럼, 시각을 제외하고 그외의 4가지 감각 - 청각, 후각, 촉각, 미각 - 을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다양한 시도를 해 봤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어쩌다가 몇 번은 되는 것 같은데, 금새 시각적 심상이 함께 연결된다.

예전에는 항상 CD Player나 mp3 Player로 음악을 들으면서 다녔다. 공부할 때도, 길거리를 다닐 때도...
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귀가 안 좋아졌고, 좀 강한 음악을 듣기라도 하면 귀가 아팠다.

귀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떼어내고 다니기로 했다.
그러니, 버스나 지하철을 대기하는 시간이 참 지루했다.

그래서, 언젠가 들었던 음악을 떠올리면서 여러가지 음악 소리를 상상해 봤다.
이상하게도 시각 이미지가 함께 떠올랐다.
가요를 상상하면, 가수가 노래부르는 이미지가...
피아노 소리를 상상하면, 피아노 치는 이미지가...
드럼 소리를 상상하면, 드럼 치는 이미지가...

이번에는 음악 이외의 소리들을 상상해 봤다. 물소리, 벨소리, 빗소리 등등..
역시... 관련된 시각 이미지가 연결되었다. 하다못해 의성어가 텍스트 문자로 떠오르는 경우도 있다.

그럼 이번에는 시각적 이미지가 배제될만한 음계를 떠올렸다.
오선지나 피아노 건반 등이 떠올랐다. 내가 음악을 제대로 배우거나 한 적은 없는데도 말이다.
절대음감을 가진 이들은 음계만을 상상할 수 있으려나?

인간이 기억을 저장하고 추출할 때, 주로 시각적 이미지가 일종의 링커 역할을 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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