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작은 축구팀이 있었다.

어느 날 주전 공격수 몇몇이 얼마 동안 쉬게 되었고, 이를 대신할 선수들이 새로 들어왔다.
다른 팀에서 이적한 선수들이었는데, 거의 막 입문한 새내기 선수들이었다.
이들은 팀에 적응하기도 전에 이렇다 할 훈련도 없이 경기에 투입되었다.
그리고, 이전 선수들의 단점을 메우기보다는 오히려 팀의 단점을 더 확대시켰다.

새내기 선수들은 유소년 리그 경기도 뛰어 봤으니, 프로 리그에서도 잘 할 것이라 자신에 차 있었다.
그러나, 아직 전술적 이해가 떨어지고, 팀웍이라는 걸 몰랐다. 
유소년 리그에서 쌓아왔던 자신의 스킬이 통할것이라 생각한 나머지, 상대방 진영으로 무조건 뛰어들었다.

골문 앞에서 자리잡고 있다가, 미드필더 동료들이 패스해 준 공을 차 넣었다.
운이 좋게도 득점을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찬스가 났는데도 번번이 실패할 때가 많았다.
물론 자신의 실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왜 자신에게 제대로 패스하지 않느냐고 동료 선수들을 다그쳤다.
그리고, 자신이 공을 잡으면 패스라는 게 없었다. 골문은 자신의 영역이니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경기장에서 부리나케 몸을 움직이지만, 의미없는 움직임이 많았다.

주위 선수들이 주의를 줘도 듣지를 않았다.
자신은 유소년 리그를 충분히 경험했고 조기 축구에서도 에이스니까 신참 취급하지 말라고 한다.
오히려 주위 선수들이 무능하다며 지적했다. 참으로 프로(?)다운 생각이다.

이들은 팀웍이 약해서, 팀플레이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전술적 이해가 떨어지며 시야가 넓지 못해서,
벤치에서 살피던 지식을 가지고 엉뚱한 자신의 전술만 고집했다.

팀의 사기도 매우 떨어지고 있어서 문제의 소지가 보였으며,
팀내의 몇몇 선수들과는 감정적인 골이 생기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서, 자기도 경고를 받을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내기 선수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선수들도 있었다.

코칭 스탭과 선수들은 감독에게 건의를 해 보았다.
새내기 공격수들이 팀웍이 약하고 말이 통하지 않으니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대로는 리그에서 경기하는 것조차 어려워진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감독의 생각은 약간 다른 것 같다. 
오히려 멋모르는 새내기 선수들이 시야가 좁고 팀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는 않지만,
다른 선수들보다 체력이 좋고  꼼꼼하니 좋은 재목이라고 생각했다.
팀플레이가 필요한지 모르겠으나, 설사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신이 훈련시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했다.
장차 자신의 생각대로 잘 실행할 선수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렇게 되니까, 새내기 선수들은 감독의 지시만 기다리고 기대하는 눈치였다.
팀웍은 거의 신경을 쓰지 않고, 주위 사람이 자기 플레이를 몰라준다고만 생각하게 되었다.

이 팀의 감독은 이전의 감독이 교체되면서, 얼마 전에 새로 부임했었다.
새 감독은 풋볼 선수 출신의 신임 감독이었다. -_-;;
풋볼과 싸커는 손과 발의 차이일 뿐,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감독은 새내기 선수들과 몇몇 선수들에게 각각 주의와 충고를 하는 한편,
새내기 선수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보이는 선수들은 포지션을 재배치한다.

새내기 선수들은 자신의 단점이나 잘못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 확신과 독선에 빠지게 되었다.
가끔 팀내의 다른 선수들과 불화가 생겨서 힘들다고 느끼다가도, 잊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리고 팀 체계의 특성상 특정 플레이의 독점욕이 큰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실 이 팀의 다른 문제와 복합적으로 엮여서, 계속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팀웍을 회복하지 못한 이 팀은 조직력에 큰 구멍이 생기고,
그 해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대부분의 게임에서 개인의 역량보다는 팀의 역량에서 승패가 엇갈린다. 한 명의 개인이 정말 엄청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어서, 만 명 이상 정도의 일을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면... 뭐 그 정도라면? 그 한 명의 인성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고개를 끄덕여 줄 수 있다.

하지만 저런 행동을 보이는 대부분 선수들이 그렇지도 않다. 여기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다른 이들과 화합할 수 없는 이의 역량이라면, 팀에서는 배제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그리고 Team Play를 만드는 데에 힘써야 하지 않을까?
이 부분을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어려운가 보다.대부분 감독들은 다른 욕심 때문에 이 부분을 간과하거나 방관하기 일쑤다. 그냥 눈 앞에 당장 선수 투입을 원한다.

하지만, 이를 가만 두면 팀 전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결국 사람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조직 전체에 여러 안 좋은 상황이 발생한다. 그 개인이 혼자서 해내어 플러스가 되는 것보다, 다른 이에게 불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마이너스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그 때는 대부분 왜 발생했는지도 모르는 복잡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어지러운 상황이 될 것이다.

사람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본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라는 부분이 중요하다. 양보를 하거나 타협을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또한 이게 단지 공자왈 맹자왈 하는 미덕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가지는 마음가짐이 실질적으로 조직의 역량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대부분의 Job Qualification 에 아래 말이 괜히 쓰여져 있는 게 아니었다.
Be a team play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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