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에인가 TV에서 중국드라마 <초한지>를 본 적이 있다.
<삼국지(연의)>처럼 역사 소재의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언제 봐도 재밌는 것 같다.

유방이 진나라 멸망 이후의 중원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주변에 있었기 때문이다.
유방의 한나라는 뛰어난 라이벌이 있었는데, 바로 항우의 초나라이다.
항우는 당시 걸출한 영웅으로 사람들은 그를 초패왕으로 불렀다.
항우에게는 뛰어난 책사였던 범증이 있었고, 휘하에 뛰어난 장수들도 있었다.
유방에게도 장량, 소하, 번쾌 등의 인재들이 있었다.

초한지에서 가장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사람은 바로 한신이 아닐까.
한신은 다다익선의 주인공이기도 하고, 무명 시절 가랑이 사이를 기어가는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 밖에 토사구팽, 배수진도 한신의 이야기이다.

드라마에서도 한신의 이야기는 재미있다.
다들 잘 알고 있는 내용이겠지만, 드라마로 다시 봐도 재미있다.

초한지에서 유방은 초나라의 압박으로 한중으로 들어간다.
항우의 눈을 속이기 위해 잔도를 불태우고, 한중을 통해 촉으로 들어가게 된다.
촉은 지금의 성도가 있는 쓰촨성(사천성) 지역으로, 역사적으로 참 재밌는 지역이다.
삼국지에서도 유비가 적벽대전 이후 촉한을 세우는 곳이 당시의 익주였던 이 곳이다.
중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북쪽의 한중과 동쪽의 형주 지역 두 군데인데, 이러한 지정학적인 특성 때문에 역사에 여러 번 등장한다.

한신은 원래 초나라로 들어갔다가 인재를 구하던 장량의 추천을 받는다.
한신의 재능은 초나라에서도 알았던가보다. 초나라는 그가 유방이 있는 촉 땅으로 가지 못하도록 막는다.
한신은 초나라의 눈을 피해 촉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바로 장량의 추천서를 내밀지 않는다.

유방은 한신의 재능을 바로 알아보지 못한다.
처음에 유방은 주위의 추천에 못이겨, 등용을 하게 된다.
창고 관리 같은 일을 맡기는데, 한신은 이것을 단번에 정리한다.

이것은 유비가 봉추라 불리던 사원 방통을 등용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한신이 촉을 나와 한나라를 세우게 해 줬다면, 방통은 촉으로 들어가 (촉)한나라를 세우게 해 준다.

유비도 봉추를 겉만 보고 판단해, 조그만 지방의 관리 같은 걸 맡겼다.
다르게 생각하면 신중히 판단한 것이고, 어떻게 보면 편견에 사로잡혔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인재를 바로 보는 눈이 없었다. 하지만, 모두 장량이나 제갈량처럼 자신이 신뢰하는 인재의 말을 새겨 들었다.
- 둘 다 이름이 량이라는 점도 공통점이군. 한자는 다르지만...

한신은 촉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도망가는데, 소하가 그를 따라가서 겨우 설득해 데려온다.
결국 한신은 대장군이 되고, 촉을 나와 초나라와 마지막 전투에서 승리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그 공으로 한왕에 봉해지지만, 그 후 숙청당하면서 토사구팽의 주인공이 된다.

애초에 등용이 안 되는 게 좋았을까? 숙청이 되더라도 우선 등용되어 뜻을 세우는 것이 좋았을까?
한신은 어느 쪽이 더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일까?

Use Storytelling Techniques to Pitch Better, Sell Faster, and Win More Business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 6점
리처드 맥스웰.로버트 딕먼 지음, 전행선 옮김/지식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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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가지만 알면 스토리텔링 전문가가 된다니… 
그 5가지는 무엇인가? 바로 열정, 영웅, 악당, 깨달음, 변화가 그것이다.
저자는 위 5가지를 각각 그리스 철학에 등장하는 5원소 - 불, 흙, 물, 공기, 에테르(공간)에 대응시킨다.
그런데, 이것은 오히려 신화의 서사구조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전체 내용보다는 일부 몇 가지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1. 의사결정의 핵심: 사람의 감정
역사나 소설, 무협지 등을 보면, 주인공들은 꼭 감정에 치우친 선택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물론,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스토리가 진행되지만...

어릴 적에는 의사결정에 감정이 개입되면서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했다.
인간은 비합리성 혹은 제한된 합리성 내에서 의사결정을 하게 되는데,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이것만으로는 뭔가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고, 기계와 다른 인간의 고유성이 무엇일까라는 의문이 맴돌았다.
그런데, 스토리텔링에서는 오히려 사람이기에 가지는 감정들이 결국은 의사결정에서 핵심이라고 이야기한다.

감정에 대한 이러한 선입견이 존재하는 이유는 감정이 사업적 판단을 흐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감정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p.191)

사실, 이 책에서는 어떤 사실을 감정으로 포장하는 것으로 스토리텔링을 정의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감정이란 요소가 왜 중요한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이야기인 것 같지만, 의사결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틀린 말이 아닌 듯 하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 주는 것은 영화 흥행 요소에서도 중요하다.
스타배우를 기용하면 개봉 첫 주에나 관객을 끌어 모으지만, 영화의 마지막 10분을 잘 만들면 흥행을 기록할 수 있다. (p.190)

개봉 초기에는 배우 누구라는 브랜드를 보고 영화를 보러 갈 수도 있지만,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입소문이라는 것이다. 그 입소문은 영화의 마지막 10분 동안의 기억에 좌우된다.
이 부분이 바로 영화가 끝나고 극장을 나갈 때 기억하게 될 장면이기 때문이다.

2. 스토리텔링 사례
이 책에는 미 해병대 이야기가 유독 많이 나오는데, 스타크래프트의 마린만 생각났다. -_-;;
미 해병대 이야기 외에 인상적인 사례는 타겟 (Target)의 프로모션 이야기였다.
버즈톤의 창립 CEO 리즈 헬러가 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하는데, 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야기를 읽다보면, 크리스마스에 Badge선을 이벤트 장소로 꾸미고,
Red&white의 여인들이 베스파를 타고 다니면서, 길거리 홍보를 하는 장면이 떠오르는데,
왠지 우리나라에서는 명동거리가 떠올랐다. 

건축가 롬 폼페이가 안트로폴로기 매장을 디자인한 사례도 기억에 남는다.
그는 안트로폴로기를 찾는 사용자들에게 '변신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3C - Culture, Commerce, Community - 를 강조한다. 

미국 대형몰이 연간 평방피트 당 $330 의 매출의 올리는 데 반해, 
안트로폴로기는 연간 평방피트 당 $800 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 거울신경세포
예전부터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스포츠 관전에 열광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거울신경세포가 나름 그런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Daum 백과사전 보기)

* 인상적인 구절 :
누군가는 운전을 해야한다.
핸들 잡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영웅은 언제나 능동적이다. (p.125)
이 구절을 읽다가, 나의 경험이 생각났다.
비록 영웅과도 거리가 멀고 펑크는 났지만.... 
순수하게 두려워 하지 않았던 경험...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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